서울이 국제적인 도시로 성장하면서 수많은 외국인 스케이터들이 서울을 오간다. 이 도시가 커지고 바빠질수록 우리의 머릿속엔 그들에 대한 기억이 더욱 빠르게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컬트 스케이트파크에서 처음 만났던 바트빌렉(Батбилэг,Batbileg) 또한 그들 중 한 명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고 있는 스케이트보딩과 친구들을 대하는 멋진 태도는 우리에게 그를 좀 더 오랫동안 기억하게 할 것이다. 칭기즈칸의 대륙 몽골에서 온 스케이터 바트빌렉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 바트. 요새는 뭐하고 지내? 요새는 방학이라 잠을 많이 자. 낮에는 일어나서 스케이트보드 영상을 보고 친구들이랑 연락해서 수내역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어. 거의 스케이트보드만 타는 생활이야.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에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가서 수업이 끝나면 바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것 같아.

한국에 온 지는 얼마나 되었지? 그리고 여기로 오게 된 이유는 뭐야? 한국에 온 지는 이제 5년 되었어. 부모님이 일 때문에 먼저 한국에서 살고 계셨고, 난 15살 때 이곳으로 오게 되었어. 사실 당시에 난 한국말을 할 줄 몰랐고 다시 몽골로 돌아가야 했거든. 오랫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서 다시 몽골로 돌아가기 싫었던 것 같아. 마침 한국에 있는 몽골학교를 찾았고 거기에 다니면서 한국에 살게 됐어.

한국에 오기 전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탔었는지? 아니, 한국 오기 전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타지 않았어. 한국에서 2년간 살다가 잠시 몽골에 갔을 때 친한 친구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더라고. 그 친구들이 내 첫 번째 스케이트보드를 선물해줬어.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한번 타보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 그래서 그때부터 타기 시작했어.

스케이트보드는 얼마나 탔지? 이제 4년 정도 탔어.

한국에 와서 제일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탄 곳과 수내역에서 타게 된 계기는? 경기도 광주 집 근처 공원이 있는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평지로 된 공원이었어. 그곳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했고, 가끔씩 혼자서 수내역에 오곤 했었어. 당시에는 지금 수내역의 친구들을 모르던 때였고, 2016년 초 어느 날 수내역에 와서 타다가 지금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 같아.

-Footplant-

수내역을 좋아하는 이유는? 수내역은 온전히 스케이터들만을 위한 공간이야. 일반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거든. 그리고 난 슬래피를 좋아하는데 여기는 슬래피를 할 수 있는 곳도 많고, 렛지도 다양하게 있어서 좋은 것 같아.

수내역에서 제일 좋아하는 스케이터? 김수민. 그를 만나기 전에 사실 인스타그램으로 많이 봤었고 팬이었거든. 다른 한국 스케이터들은 내 눈에 다 비슷해 보였지만 그는 달랐어. 독보적인 스타일이었지. 그래서 친해지고 싶었어 사실. 처음 수내역에서 말 걸어준 사람도 김수민이었고 말야.

몽골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봤어? 한국과 다른 점은? 몽골은 아직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별로 없고, 스케이터도 얼마 없어. 한국이 좀 더 발전된 곳인 것 같아. 특히 몽골은 날씨가 문제인 것 같아. 여름에는 엄청 덥고, 겨울은 또 엄청 춥고 눈도 많이 오거든. 제일 추운 곳은 영하 50도 정도까지 내려가는 것 같아.

일전에 공개된 파트 “I better be quiet now”는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었는지? 파트를 만들 생각보단 그냥 스케이트보드 타는 모습을 비디오로 남기고 싶었어. 필르머 이한민이 가지고 있던 고프로로 촬영하다가 결국 그가 vx를 사게 되었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파트를 만들게 된 것 같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기보단 미래에 내 옛날 모습이 보고 싶어질 것 같았어. 사실 처음엔 제목을 바트(Bat)로 하고 싶었는데, 양성준의 추천으로 “I better be quiet now”로 했어. 제목과 내가 원하는 것이 제법 닮아있었어.

“I better be quiet now”에서 제일 맘에 드는 클립은? 수내역 킹크허바에 50-50한 게 제일 마음에 들어. 예전에 시도하다가 머리를 다친 적이 있었거든. 그리고 추석 때 강남에 스트릿을 가서 촬영했던 알리 다운도 마음에 들어.

마마 보이즈는 뭐야? 마마 보이즈는 그냥 우리가 장난치면서 쓰던 말이야. 우리 엄마가 나한테 자주 전화를 하시는데 내가 휴대폰에 우리 엄마 이름을 마마(Mama)라고 저장해뒀거든. 그래서 친구들이 마마보이라고 놀리다가 김수민이 마마 보이즈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만들어보자고 제안을 했어. 크루라기보단 그냥 재미로 하는 거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거지.

좋아하는 기술은? 파워 슬라이드, 그리고 내가 잘 못하는 트릭이지만 알리 임파서블도 좋아해. 어려운 트릭보다는 스타일이 확고한 트릭을 더 선호하는 편이야.

스케이트보드의 매력은? 스케이트보드는 누구나 탈 수 있어. 혼자서도 탈 수 있고 여럿이서 같이 탈 수도 있기도 해. 나이 상관없이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면 행복해지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

올해의 목표는? 특별한 목표는 없어. 그냥 스케이트보드를 즐기고 싶거든. 한국을 돌아다니며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싶어.

인터뷰/사진: 지승욱 (@seungwookjee)

비디오 촬영: 이한민 (@hotminator)

비디오 편집: 지승욱 (@seungwookjee)